아기들은 태어날 때부터, 혹은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의 말이 아닌 운율, 즉 엄마의 목소리의 리듬과 억양과 높이에 처음 반응합니다. 생후 6개월 즈음 되면, 영아는 언어습득의 초기신호인 옹알이를 하기 시작합니다. 영아들이 음소를 소리 내는 것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신경 프로그램 때문이지만, 언어에 노출되는 것은 환경적인 요소입니다. 이 두 요소가 상호 작용하여 언어 시스템을 형성하는 것이고, 장애가 없는 경우 타인과 명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발달시킨다. 소아의 옹알이는 언어에 필요한 모든 음소로 이루어지며, 심지어는 아이가 들어보지 못한 음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수개월 사이 아이의 뇌는 음소를 걸러내기 시작하고, 1살 즈음 되었을 때는 신경네트워크가 아이의 주위에서 접하는 구어의 소리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Beatty, 2001).

뇌의 다음 순서는 소리의 처리과정에서 단어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말하는 도중 단어를 띄엄띄엄 말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는, 예를 들면 green house (녹색 집)과 greenhouse (온실)의 차이를 인지해야 합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말할 때 자연적으로 다른 화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뇌의 이 과정을 도와줍니다고 합니다. 엄마는 모음을 강조하고 길게 늘어트리며 아이를 가르치는 방식으로 얘기합니다. 또한, 엄마는 아이에게 말할 때 목소리 톤이 높아지고, 억양과 리듬, 느낌 또한 달라진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이는 엄마가 본능적으로 아이가 언어의 소리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시도입니다. 연구자들은 러시아어, 일어 등의 타국어의 경우에도 이런 경향을 발견하였다 (Burnham, Kitamura, and Vollmer-Conna, 2002).

놀랍게도, 소아는 단어의 의미를 알기 전인 생후8개월부터 단어의 경계를 구별하기 시작합니다 (Van Patten and Bloom, 1999). 이 시점에서 아이들은 하루에 7개에서 10개의 새로운 단어를 습득하기 시작합니다. 생후10개월에서 12개월 즈음, 아이의 뇌는 낯선 소리는 무시하고 모국어의 음소를 구별하고 기억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본에는 “L” 발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생후6개월 된 미국과 일본 아이들은 둘 다 “L”과 “R” 발음을 잘 구분합니다. 하지만, 생후10개월이 되면서 일본 아이들은 이 두 발음을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반면, 미국 아이들은 전보다 더 쉽게 구분합니다. 이 시기와 이 후의 성장기 동안 모국어의 발음을 구분하는 능력은 향상되는 반면, 외국어의 발음을 구별하는 능력은 저하됩니다 (Cheour et al., 1998). 머지않아 ?s, -ed, -ing와 같은 형태소가 구사하는 어휘에 더해지며, 이와 동시에 아이가 단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아이의 기억력과 Wernicke의 영역이 완벽하게 기능하게 됩니다. 물론 단어습득은 하나의 기술에 불과하다. 단어를 조합해 하나의 의미 있는 표현을 만들어 내는 것은 더욱 어려운 기술입니다.

아이가 단어를 이해하는 속도는 머리 속에서 명확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느냐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Elephant (코끼리) 같은 단어는 이미지를 연상케 하고 그로 인해 justice (정의)와 같은 추상적인 단어보다 더 쉽게 이해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뇌는 이미지와 연관된 단어와 추상적인 단어를 처리하는 두 가지 다른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일까?

이 의문과 관련하여 더 깊은 조사를 위해, Swaab과 그녀의 동료과학자들은 12명의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러 EEG 실험을 통해 구체적인 단어와 추상적인 단어에 대한 뇌의 반응을 측정했습니다 (Swaab, Baynes, and Knight, 2002). EEG는 뇌에 자극이 주어졌을 시 ERP라고 불리는 뇌파활동의 변화를 측정합니다. 연구결과, 이미지와 연관성이 높은 단어는 뇌 앞부분, 즉 이미지 연상과 관련됐다고 생각되는 전두엽에 더 많은 ERP를 발생시킨 반면, 추상적인 단어는 뇌 중앙 윗부분 과 뒷부분, 즉 두정엽과 후두엽에 더 많은 ERP를 발생시켰다. 더 나아가, 어떠한 단어를 처리하는 중에도 각기 다른 영역들 간의 상호작용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의 결과는 뇌가 단어의 의미를 저장하는 두 개의 다른 창고를 사용합니다는, 즉 단어위주의 정보와 이미지위주의 정보를 따로 저장합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발견은 언어교육방식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교사들은 추상적인 개념을 설명할 때 구체적인 그림을 사용해야 합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정의라는 의미를 가르칠 때에는 법복을 입은 판사, 정의의 저울, 법정 등을 그린 그림들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의 유아들은 대부분의 단어들을 부모로부터 배우게 됩니다. 그 결과,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는 어른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는 아이들은 그러지 못한 아이들보다 더 뛰어난 표현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초기부터 증분적인 양상을 띄는 어휘발달의 차이는 그 정도가 점차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지며 생후3살까지 심각한 어휘의 차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중요한 2단계 추적연구 (Hart and Risley, 2003)는 생후7개월부터 9개월 사이의 유아 42명을 상대로, 3살이 될 때까지 아이들의 어휘발달을 기록했습니다. 부모의 어휘는 사회적 경제적 위치와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1차 연구에서는 참여가족들을 배경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직업에 따라 13 가족은 상류층에, 23 가족은 중산층에, 6 가족은 하류층으로 나뉘었다. 아이들이 3살이 됐을 때, 연구진은 아이와 부모간의 케주얼한 대화내용 1,300시간여분을 기록하고 분석했습니다. 놀랍게도 연구결과는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라 아이들이 사용하는 단어의 수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하류층 가정의 아이들은 평균 525단어, 중산층 가정의 아이들은 평균 749단어, 상류층 아이들은 평균 1,116 단어를 알고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하류층 가정의 아이들은 연구진행 중 다른 가정의 아이들보다 더 느린 속도로 단어를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2차 연구는 6년 뒤에 진행되었다. 연구진은 이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아이 29명을 대상으로 언어구사능력을 시험할 수 있었습니다.. 실험결과에 의하면, 어릴 적의 단어습득속도가 9살에서 10살 사이의 아이들의 단어, 듣기, 말하기, 문장론, 의미에 걸친 시험결과의 가장 정확한 지표가 됩니다. 이 연구는 유아시기가 아이의 지적 능력 형성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동시에, 유아의 언어경험을 평준화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줍니다.

초기언어문제는 몇 안 되는 주에서 제공하고 있는 “태어나서 초등학교 입학까지”라는 정부지원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성공적으로 교정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인근 학교 관계자들은 소외계층 가정의 부모와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며,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저렴하고 나이에 적절한 교육자료를 제공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요지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어휘를 발달시키고 풍부한 언어활용에 노출되게 함에 있습니다. 미저리 주에서는 Parents as Teachers (PAT: 부모를 교사로)라는 프로그램을 1985년 시작하였고, 첫 실행 후 164,000여 결핍가정에 교육자료를 지원했습니다. 독자적 평가는 PAT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아이들이 3살이 되었을 때 비교대상의 아이들에 비해 뛰어난 언어발달, 문제해결, 사회적 발달을 보였습니다. 더 나아가, 이 프로그램은 특별교육, 유급, 보충수업의 규모를 반으로 줄여 해당지역의 학교들에게 큰 비용절감을 가져다 주었다 (MDESE, 2003)